주말 저녁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틀었는데 두 회를 내리 봐버린 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재벌X형사》입니다. 재벌 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된다는 설정이 처음엔 좀 억지스럽게 들렸는데, 막상 보니 안보현과 박지현의 티격태격 케미에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설정은 판타지에 가깝지만 수치로 증명된 흥행은 분명히 실재했습니다. 최고 시청률 11.0%, 이게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라는 걸 16부작을 다 보고 나서야 납득했습니다. 안보현·박지현 케미, 왜 이렇게 먹혔을까드라마 용어로 '혐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혐관이란 처음에는 서로 못마땅해하고 반목하다가 점점 감정이 쌓여가는 관계를 가리키는데, 《재벌X형사》의 진이수(안보현)와 이강현(박지현)이 교과서적인 혐관 서사를 보여줍니다. 제가 직접 1회부터 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그냥 '강동원 팬무비'쯤으로 생각했습니다. 잘생긴 배우가 나오고 적당히 웃기고 끝나는 가벼운 작품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와일드 씽》은 2026년 6월 개봉한 손재곤 감독의 코미디 영화로, 20년 만에 재결합을 시도하는 왕년의 혼성 아이돌 그룹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보고 나서 제가 먼저 찾아본 것이 오정세의 다음 작품 소식이었으니, 이게 다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미디 영화로서의 완성도 — 웃음의 설계 방식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계속 생각한 단어가 '상황극'이었습니다. 단순히 대사가 웃기거나 표정이 우스운 게 아니라, 상황 자체를 비틀어서 웃음을 만드는 방식이 꽤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상황극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