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를 고르다가 "또 경찰이야, 또 검사야?" 하고 리모컨을 내려놓은 적이 저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러다 tvN 《감사합니다》를 틀었을 때, '기업 감사팀'이라는 배경 하나만으로 제가 다시 자리를 잡고 앉게 됐습니다. 12부작 내내 통쾌함과 아쉬움이 공존했던 이 드라마, 직접 끝까지 보고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기업 감사팀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만든 첫인상법정물도 아니고, 경찰 수사극도 아닌 '사내 감사(Internal Audit)'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제가 직접 찾아봐도 국내에서 거의 유례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사내 감사란 회사 내부에서 회계 부정, 비리, 규정 위반 등을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적발하는 내부 통제 기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경찰이나 검찰이 아닌, 같은 회사 안에서 '쥐새..
주말 저녁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틀었는데 두 회를 내리 봐버린 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재벌X형사》입니다. 재벌 3세가 강력팀 형사가 된다는 설정이 처음엔 좀 억지스럽게 들렸는데, 막상 보니 안보현과 박지현의 티격태격 케미에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설정은 판타지에 가깝지만 수치로 증명된 흥행은 분명히 실재했습니다. 최고 시청률 11.0%, 이게 그냥 나온 숫자가 아니라는 걸 16부작을 다 보고 나서야 납득했습니다. 안보현·박지현 케미, 왜 이렇게 먹혔을까드라마 용어로 '혐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혐관이란 처음에는 서로 못마땅해하고 반목하다가 점점 감정이 쌓여가는 관계를 가리키는데, 《재벌X형사》의 진이수(안보현)와 이강현(박지현)이 교과서적인 혐관 서사를 보여줍니다. 제가 직접 1회부터 보..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에 그냥 '귀신 나오는 로맨스' 정도로 가볍게 봤습니다. 2011년 영화를 원작으로 한 tvN 오컬트 로맨스 드라마 '오싹한 연애'인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예상과 꽤 달랐습니다. 귀신을 보는 천여리(박은빈)와 귀신을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검사 강욱(양세종)이 사건을 함께 풀어가는 구조가,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촘촘하게 짜여 있었습니다. 박은빈 × 양세종 케미 — 제가 실제로 느낀 온도차일반적으로 오컬트 로맨스라고 하면 공포 분위기가 강하거나 로맨스가 겉돈다는 인상이 있는데, 제가 직접 봐보니 이 드라마는 두 축이 생각보다 잘 물려 돌아갑니다. 그 이유가 뭔가 오래 생각해봤는데, 결국 두 주인공의 역할 구조 때문인 것 같습니다.극 중 천여리는 영매(靈媒) 능력을 가진..
솔직히 제목 보고 한 번, 설정 보고 또 한 번 망설였습니다. 기억상실에 가짜 남자친구라니,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조합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틀었더니 정해인이 나오는 순간부터 손을 못 놓겠더라고요. 2026년 8월 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런 엿같은 사랑, 뻔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치부하기엔 이상하게 계속 당기는 구석이 있습니다.스토리 — 익숙한 설정, 그런데 왜 계속 보게 되나이 드라마의 기본 구조는 간단합니다. 사건을 쫓다 사고를 당한 검사 고은새(하영)가 기억을 잃고 눈을 떴는데, 눈앞에 장태하(정해인)가 나타나 "내가 네 남자친구다"라고 선언합니다. 태하는 과거 조직폭력배였지만 지금은 복싱 코치로 살아가는 인물이에요. 거짓말로 시작한 동거가 서서히 진심으로 바뀌어 가는 흐름, 전형적인 로..